‘FBI의 트럼프 전 대통령 러시아 스캔들 수사 부적절해’ 더럼 특검 결론

지난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간의 유착 의혹에 관한 연방수사국(FBI)의 수사는 부적절했다는 특검 수사 결과가 15일(현지시간) 발표됐다.

306페이지에 이르는 보고서를 통해 존 더럼 특별검사는 FBI의 해당 수사가 “정확한 분석”이라 볼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면서 수사 착수 전 FBI엔 트럼프 캠페인과 러시아 간 유착에 대한 “실질적 증거”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한편 FBI 측은 이러한 이번 특검 보고서가 제기한 문제에 대해 이미 설명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인 2019년 윌리엄 바 법무장관에 의해 특별검사로 임명된 더럼 검사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FBI가 “정제되지도, 분석되지도, 검증되지도 않은 첩보에 기반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수사 전반에 걸쳐 초반 전제에 반하는 정보를 무시하는 “확증 편향”의 실수가 반복적으로 저질러졌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더럼 특검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FBI의 해당 수사와 다른 민감한 수사를 비교했을 때 이들이 큰 차이점을 보인다고도 지적했다.

일례로 2016년 트럼프 후보의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언급하며, FBI가 “외부 세력이 벌이는 활동의 표적이 될 수 있는” 클린턴 후보나 다른 이들에겐 “방어적인 브리핑”을 제공했으면서도 트럼프 후보에겐 그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법무부와 FBI는 철저한 법 준수라는 자신들의 중요한 임무를 저버렸다”는 결론이다.

한편 FBI는 성명을 통해 “(이와 관련해) 이미 시정 조치를 수십 번 시행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2016년에 이러한 조치가 시행됐더라면 (더럼) 보고서가 지적한 실수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FBI는 지난 2016년 대선 기간 중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캠프 관계자들과 측근에겐 컴퓨터 해킹, 금융 범죄 등 범죄 혐의 수십 건이 제기됐다.

이후 논란이 커지자 FBI 국장 출신인 로버트 뮬러 검사가 특검으로 임명돼 의혹을 수사했으나, 뮬러 특검은 공모 사실을 규명하지 못했다는 결론을 냈다.

한편 이번 특검 보고서가 발표된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만든 SNS 플랫폼인 ‘트루스 소셜’을 통해 FBI의 조사를 정당화할 만한 충분한 증거가 없다는 보고서의 결론 부분을 인용하며 “미 대중이 사기당했음”을 보여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줄곧 ‘딥 스테이트(‘실체를 드러내지 않은 채 정책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뿌리 깊은 세력’을 뜻하는 음모론적 용어)’ 세력이 자신을 부당하게 노리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은 더럼 특검 보고를 통해 “매우 나쁘고 사악하며 불법적이고 위헌적인” 활동의 증거가 드러날 것이며, “미국 역사상 전례 없는 수준의 부정부패가 드러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더럼 특검 보고서의 결과는 일부 트럼프 지지자들이 바라던 블록버스터급 폭로가 아니다.

더럼 특검은 지난 4년간의 수사 과정에서 3차례 기소했다. 그러나 전 트럼프 캠프 관계자에 대한 도청 신청서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서류를 조작한 혐의로 유죄를 인정한 FBI 변호사 1명이 유죄 판결을 받았을 뿐, FBI에 허위로 진술한 혐의로 기소된 다른 2명은 모두 무죄판결을 받았다.

한편 지난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 때 자신의 선거 캠프가 러시아와 내통했다고 주장한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와 다른 민주당원 및 정부 관료를 상대로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바 있는데, 이 과정에서 더럼 특검의 법원 기록 일부를 인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월 법원은 해당 소송을 기각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벌금 약 100만달러(약 13억원)를 명령했다.

한편 이번 보고서에 관한 관심과 이로 인한 파장은 이른 시일 내에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https://bltly.link/6NFuIF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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